“시험은 단 하나의 기회다”
본문

영국의 박물학자 알프레드 윌리스는 어느 날 산책 중 고치를 뚫고 나오려 애쓰는 나방을 발견했다. 그는 그 애처로운 몸부림을 보다 못해 칼로 고치를 살짝 찢어 주었다. 그러나 그렇게 세상 밖으로 나온 나방은 날개를 펴지 못한 채 곧 생을 마감하고 말았다. 그때 윌리스는 뼈아픈 교훈을 얻었다. 생명에게 주어진 시련은 괜한 고통이 아니라, 온전한 생명을 완성하는 과정이라는 사실이었다.
인간의 삶도 마찬가지다. 누구나 자신만의 ‘고치’를 지니고 있다. 때로는 경제적 어려움으로, 때로는 관계의 상처나 육체적 연약함으로 다가온다. 우리는 그 고치를 빨리 벗어나고 싶지만, 그 안에서 영혼이 성장하는 중일 수 있다.
인내란 단순히 견디는 것이 아니라 성숙으로 향하는 유일한 길이다. 배우 페트리샤 닐은 영화 「장미」로 아카데미상을 받으며 세계적 명성을 얻었지만, 인생은 그녀에게 가혹했다. 교통사고로 아들을 잃고, 두 해 뒤 딸도 병으로 세상을 떠났다. 자신 역시 뇌출혈로 쓰러져 사경을 헤맸다. 기자가 “어떻게 견뎠나요?” 묻자 그녀는 액자를 가리키며 말했다. “두려움이 문을 두드릴 때, 믿음으로 대답하라. 그러면 문 밖에는 아무도 없음을 알게 될 것이다.”
삶의 두려움은 언제 어디서나 찾아오지만, 믿음으로 마주하는 사람만이 그것을 이겨 낼 수 있습니다. 고난은 우리를 부서뜨리지 않고 마음을 단단하게 만드는 불의 과정입니다. 키케로가 말했듯 “고난이 클수록 영광도 크다”는 것은 진리입니다. 인생의 시험은 우리를 약하게 만드는 함정이 아니라, 더 온전하게 성장시키는 훈련장입니다.
현대인은 즉각적인 해결과 위로를 원하지만, 진정한 성숙은 기다림 속에서 이루어집니다. 우리의 힘으로는 이해할 수 없는 손길이 시련을 통해 우리를 다듬으십니다. 사도 바울이 고백했듯 “내 은혜가 네게 족하다. 이는 내 능력이 약한 데서 온전하여짐이라”(고린도후서 12:9) 말씀처럼, 인간의 약함은 하나님의 능력이 드러나는 통로임을 깨닫게 합니다. 인간의 한계 속에서 하나님의 은혜가 빛나는 것입니다.
하나님은 종종 인간의 약함을 통해 일하신다. 모세가 힘이 다할 때까지 40년을 기다리신 것도, 루디아 같은 이름 없는 여인과 막달라 마리아를 통해 교회와 부활의 소식을 시작하게 하신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하나님의 역사는 강함이 아니라 약함 속에서 시작된다.
우리도 마찬가지다. 삶의 고비에서 낙심할 때가 많지만, 그 순간이야말로 은혜가 역사하는 때다. 하나님은 보이지 않는 곳에서 우리를 붙드시며, 어려운 시험 끝에는 반드시 섭리와 위로가 기다린다.
삶의 시험은 단 한 번이다. 두려워 피하지 말고 믿음으로 맞서야 한다. 고난은 벌이 아니라 초대이며, 시련은 은혜의 통로다. 우리가 약할 때 하나님은 강하시기에, 진정한 강함은 사람의 의지가 아니라 하나님께 의지하는 겸손한 마음에서 나온다.
오늘 우리의 걸음이 흔들릴 때마다 이 진리를 마음에 새겨 보자. “내 은혜가 네게 족하도다.” 인간의 약함이 하나님의 능력을 드러내는 도구가 될 때, 그 인생은 실패가 아니라 은혜의 증거가 된다. 그러므로 시험은 절망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단 한 번의 기회다.
·본지 이사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