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앱 원산지 표시, 40% 미흡… 소비자 알 권리 보장 없는 규제 완화는 시기상조
노형석 기자
작성일 2026-06-11 0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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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림축산식품부는 최근 ‘배달앱 등 통신판매 원산지 표시 관련 중복규제 개선’ 과제를 발표하며, 주문 시점에 원산지 확인이 가능한 경우 포장재·영수증 등에 원산지 표시를 중복하지 않도록 하겠다는 방침을 제시했다. 이는 영업 현장의 부담을 완화하려는 취지이나, 소비자공익네트워크는 소비자의 알 권리를 약화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소비자공익네트워크가 2024년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오리고기 판매 업체와 카페·디저트 전문점 모두에서 원산지 미표시율이 약 40% 수준으로 나타났다. 이는 배달앱 내 원산지 표시 제도의 이행 수준이 아직 충분하지 않음을 보여준다.
조사 결과, 오리고기 판매 업체 900곳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원산지 표시율은 63.0%, 미표시율은 37.0%였다. 특히 중식 업종의 표시율은 14.3%에 불과했으며, 수입산 사용 가능성이 높은 업종일수록 표시율이 낮은 경향을 보였다. 또한 원산지 표시 업체 메뉴의 평균 가격이 미표시 업체보다 약 5,354원 높아, 소비자가 원산지를 알지 못한 채 저렴한 메뉴를 선택할 가능성이 제기됐다.
카페·디저트 전문점 600곳을 대상으로 한 우유 원산지 조사에서도 전체 원산지 표시율은 62.7%, 미표시율은 37.3%로 유사한 결과가 나왔다. 특히 수입산 멸균우유를 사용하는 업체일수록 원산지 표시를 소극적으로 이행하거나 회피하는 경향이 나타났다.
소비자공익네트워크는 국내산 식재료를 사용하는 업체들이 원산지를 적극적으로 표시하며 차별화 전략을 구사하는 반면, 수입산 식재료를 사용하는 일부 업체는 표시 의무를 충분히 이행하지 않는 사례가 확인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포장재·영수증 표시 의무까지 완화될 경우, 성실하게 원산지를 표시해 온 국내산 사용 업체에 대한 역차별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를 표했다.
이에 소비자공익네트워크는 규제 완화에 앞서 주요 플랫폼의 원산지 표시 이행 실태를 면밀히 점검하고, 수입산 식재료 사용 업체의 표시 회피 가능성에 대한 관리·감독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소비자가 메뉴 선택과 주문 과정에서 원산지를 직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도록 배달앱 내 원산지 정보 접근성을 개선하는 것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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