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장이식으로 새 출발선에 선 강종우씨
장기증운동본부, 후원금 사백만원으로 치료비 부담 덜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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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년 동안 혈액투석으로 생명을 이어온 만성신부전 환자 강종우 씨(43·남)가 뇌사 장기기증인의 생명 나눔과 후원자들의 지원으로 신장이식 수술을 받고 회복 중이다.
재단법인 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이사장 유재수, 이하 본부)는 최근 신장이식 수술을 받은 강종우 씨에게 수술 치료비 400만 원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이번 지원은 경제적 어려움으로 이식 수술을 망설였던 강 씨가 안정적으로 치료와 회복을 이어갈 수 있도록 돕기 위해 마련됐다.
강 씨의 투병은 고등학교 졸업을 앞둔 19세 무렵 시작됐다. 갑작스럽게 의식을 잃고 쓰러진 그는 응급실로 옮겨졌고, 생사의 고비를 넘긴 뒤 당뇨 진단을 받았다. 이후 오랜 기간 당뇨 합병증과 싸워야 했다. 투병 중에도 생계를 포기하지 않으려 했던 그는 공장 생산직 일을 이어갔지만, 잦은 저혈당 증세와 체력 저하로 안정적인 경제활동을 지속하기 어려웠다.
가정형편도 점차 어려워졌다. 강 씨가 25세 무렵 아버지가 세상을 떠나면서 가족의 경제적 부담은 더욱 커졌다. 어머니는 작은 반찬가게를 홀로 운영하며 가계를 책임졌고, 강 씨는 투병으로 일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상황 속에서 어머니에 대한 미안함을 안고 지내야 했다.
10년 넘게 병을 견뎌온 강 씨는 결국 신장 기능까지 상실했다. 2015년부터는 주 3회 혈액투석을 받아야 했다. 투석은 그의 일상을 크게 제한했다. 장맛비가 내리는 날이나 눈이 쌓인 날에도 치료를 받기 위해 병원을 찾아야 했고, 정해진 투석 일정 때문에 1박 2일 여행조차 쉽게 계획할 수 없었다. 반복되는 치료로 체력은 떨어졌고, 경제활동도 사실상 중단됐다.
긴 기다림 끝에 지난 9월 강 씨에게 신장이식 가능 연락이 전해졌다. 한 뇌사 장기기증인이 세상을 떠나며 생명을 나눈 것이다. 그러나 기쁨과 동시에 현실적인 부담도 컸다. 수술비와 치료비를 감당하기 어려운 형편 탓에 강 씨는 어렵게 찾아온 이식의 기회 앞에서도 선뜻 결정을 내리지 못했다.
그를 설득한 것은 어머니였다. 어머니는 “이번 기회를 놓치면 다시는 건강을 되찾기 어려울 수 있다”며 수술을 권했다. 강 씨는 가족의 간절한 바람 속에 수술대에 올랐고, 신장이식 수술은 무사히 진행됐다. 이후 본부가 치료비 지원을 결정하면서 강 씨는 수술 이후의 경제적 부담을 일부 덜고 회복에 집중할 수 있게 됐다.
수술을 마친 강 씨는 기증인과 유가족을 향한 감사의 마음을 먼저 전했다. 그는 “이식 수술을 앞두고 마냥 기뻐할 수만은 없었다. 갑작스러운 이별로 큰 슬픔을 겪고 있을 유가족이 떠올랐기 때문”이라며 “기증인의 숭고한 희생과 가족들의 어려운 결정으로 제2의 삶을 선물받은 만큼 그 은혜를 잊지 않고 살아가겠다”고 말했다.
후원자들을 향한 감사도 덧붙였다. 강 씨는 “치료비 걱정 때문에 수술을 망설이던 제 손을 따뜻하게 잡아주신 분들 덕분에 다시 살아갈 용기를 얻었다”며 “건강을 잘 회복해 가족을 위해 일하고,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는 사람으로 살아가고 싶다”고 밝혔다.
현재 강 씨는 수술 후 회복 과정을 거치며 점차 안정을 찾아가고 있다. 그의 바람은 특별한 것이 아니다. 투석 일정에 묶여 오랜 시간 누리지 못했던 평범한 일상을 되찾는 것이다. 강 씨는 “몸이 온전히 회복되면 바다나 산을 찾아가 투석 걱정 없이 편안하게 걸어보고 싶다”며 “다시 일터로 돌아가 내 힘으로 당당히 일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 김동엽 상임이사는 “오랜 투병 가운데서도 삶을 포기하지 않고 버텨온 강종우 씨가 신장이식 수술을 통해 새로운 출발선에 서게 돼 매우 뜻깊다”며 “앞으로도 본부는 장기이식 대기자들이 경제적 이유로 이식의 기회를 포기하지 않도록 환자 지원 사업을 지속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본부는 이번 지원을 계기로 장기기증인의 숭고한 나눔과 후원자들의 참여가 한 생명과 한 가정의 일상을 회복시키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강 씨는 회복 이후 건강을 관리하며 사회의 일원으로 다시 서겠다는 뜻을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