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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너패밀리에 전한 가을 숲속 치유 시간
장기기증운동본부, 생명나눔 유가족 위한 치유 동행 나서

최고관리자 기자
작성일 2026-10-29 1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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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이사장 유재수, 이하 본부)가 뇌사 장기기증인 유가족인 도너패밀리를 초청해 가을 숲에서 쉼과 위로의 시간을 마련했다.

본부는 지난 10월 21일 경기도 과천시 서울대공원 ‘치유의 숲’에서 도너패밀리 30명과 함께 산림치유 프로그램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이번 행사는 생면부지의 이웃에게 장기와 조직을 기증하고 세상을 떠난 기증인들의 뜻을 기리며, 사별 이후 상실감 속에 살아가는 유가족들에게 정서적 회복과 휴식을 제공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번 프로그램은 보건복지부 국립장기조직혈액관리원의 지원으로 진행됐다. 참가자들은 전문 산림치유지도사의 안내에 따라 숲길 산책, 자연물을 활용한 스트레칭, 폭포 명상, 해먹 휴식 등 자연과 교감하는 활동에 참여했다. 숲속에 머무르며 몸의 긴장을 풀고 마음을 가라앉히는 데 초점을 둔 일정이었다.

참가자들은 피톤치드가 가득한 숲길을 천천히 걸으며 가을 정취를 느꼈고, 자연물을 활용한 체조를 통해 몸과 마음을 이완했다. 이어 물소리가 들리는 공간에서 명상을 하며 복잡한 생각을 내려놓는 시간을 가졌으며, 나무 그늘 아래 설치된 해먹에 누워 휴식을 취했다. 이후 꽃차를 시음하고 자연의 색을 담은 손수건 만들기 체험에도 참여했다.

숲 치유 프로그램을 마친 도너패밀리는 서울랜드 동문 일대에서 장기 및 조직기증의 의미를 알리는 생명나눔 홍보 캠페인도 진행했다. 유가족들은 시민들을 직접 만나 기증인들이 남긴 생명나눔의 가치를 전하고, 장기기증에 대한 관심과 참여를 요청했다.

이날 행사에 참여한 유가족들은 가족을 떠나보낸 아픔과 그리움을 나누며 서로를 격려했다. 2009년 장기기증을 통해 3명에게 새 생명을 전하고 세상을 떠난 아내를 기리고 있는 진언경 씨(만 75세, 남)는 “꽃차를 마시는 순간 생전 꽃을 유난히 좋아하던 아내가 떠올라 가슴이 먹먹했다”며 “아름다운 가을 숲에서 아내와 함께했던 따뜻한 기억을 다시 떠올렸고, 남은 시간을 담담히 살아갈 힘을 얻었다”고 말했다.

친동생처럼 아끼던 처남을 먼저 떠나보낸 염동호 씨(68세, 남)는 “전나무 숲에 누워 하늘을 바라보니 생전 가까이 지내며 조카들까지 살뜰히 챙기던 처남의 얼굴이 생각났다”며 “마음속으로 안부를 전하고 나니 비로소 깊은 쉼을 느낄 수 있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2015년 6명에게 생명을 나누고 세상을 떠난 고(故) 정영채 씨의 누나 정화순 씨(73세, 여)는 “손수건을 곱게 물들이는 동안 동생이 누나에게 따뜻한 위로를 선물해 주는 것 같았다”며 감사의 마음을 밝혔다.

본부 김동엽 상임이사는 “장기기증이 이뤄지기까지 유가족들이 감당해야 하는 심리적 부담과 정서적 아픔은 매우 크다”며 “앞으로도 체계적이고 지속적인 심리지원 프로그램을 통해 생명을 살린 영웅의 가족들이 슬픔을 이겨내고 일상을 회복할 수 있도록 함께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본부는 2013년 뇌사 장기기증인 유가족 모임인 ‘도너패밀리’를 결성한 이후, 기증인 유가족을 위한 예우 사업을 이어오고 있다. 주요 사업으로는 뇌사 장기기증인 기념 공간 조성, 이식인과 유가족 간 교류 활동, 문화예술 치유 프로그램, 기증인 유자녀 장학회 운영 등이 있다. 본부는 이를 통해 생명나눔에 동참한 기증인의 뜻을 기리고, 유가족들이 슬픔을 딛고 일상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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