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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수도권 산업도시 여성 과학기술 인력 유출 심각… 지역 정착 위한 정책 제언

노형석 기자
작성일 2026-06-05 0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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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공계 여성의 대표성 문제는 학부 단계에서는 양적으로 개선되는 추세를 보였으나, 졸업 후 대학원 진학과 노동시장 진입 과정에서 성별 격차가 여전히 벌어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특히 연구개발(R&D) 및 설계 기능이 수도권으로 집중되면서 동남권 산업도시에서는 여성이 진입할 엔지니어 일자리가 부족해 청년 여성 인력 유출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양승훈 경남대학교 사회학과 교수는 최근 발표한 기고문에서 이공계 여성 대표성의 현황과 과제를 분석했다. 그는 한국의 공과대학 여학생 비율이 24.5%이며, 자연계열 53.2%, 이공계 전체로는 33.1%가 여학생이라고 밝혔다. STEM(과학·기술·공학·수학) 전공 여성 비율은 OECD 국가 중에서도 높은 수준이며, 졸업자 중 여성 비율 역시 OECD 평균에 빠르게 근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양 교수는 학부 졸업 이후의 진로 과정에서 성별 간 성과가 엇갈린다고 지적했다. 특히 대학원 과정과 노동시장 진입에서 여성 대표성이 낮아지며, 국내 연구개발 인력 중 여성 비율은 23.7%에 그쳤다. 이공계 박사 인력 중 여성 비율은 OECD 평균(38.3%)보다 14.4%p 낮은 23.9%로 나타나, 여성 STEM 인력이 균등한 기회를 얻도록 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더불어 양 교수는 이공계 여성의 고용 환경이 지역별로 큰 차이를 보인다는 점을 문제로 제기했다. 중화학공업 중심의 동남권 산업도시에서는 여성 채용이 과소하며, 특히 2010년대 이후 R&D 및 설계 본부가 수도권으로 이전하면서 지역에는 공정 중심의 생산 기능만 남게 되었다고 분석했다. 이로 인해 여성이 진입할 만한 엔지니어 일자리가 줄어들면서 청년 여성 인력의 유출이 심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한 해법으로 양 교수는 '교육에서 고용으로' 이어지는 과정에서 전공별 여성 졸업자 비율만큼 여성 채용을 유도하는 정책을 제안했다. 그는 새로운 기업 및 연구개발기관 투자 시 이러한 원칙을 적용하여, 지역이 육성한 이공계 여성 인력이 지역에 정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는 단순한 여성 할당이 아니라, 이미 길러낸 인력 풀을 기준으로 균등한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양 교수는 지역 산업의 엔지니어 성별 다양성을 높이는 조치를 통해 지역이 육성한 엔지니어가 지역에서 일자리를 얻을 때, 청년 여성의 유출을 막고 지역 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한편, 양승훈 교수는 정치학, 문화인류학을 거쳐 과학기술정책 전공으로 공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으며, 제조업, 엔지니어, 산업 생태계에 대한 현장 연구를 수행해왔다. 주요 저서로는 <중공업 가족의 유토피아>(2019), <울산 디스토피아, 제조업 강국의 불안한 미래>(2024)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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