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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의 물음에 답하는 교회, '연합'으로 길을 열다

월드미션신문 기자
작성일 2026-07-09 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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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이 인구 소멸이라는 거대한 절벽 앞에 섰다. 미래를 향한 희망의 서사보다 당장의 생존을 걱정해야 하는 각자도생의 시대, 교회 역시 이 거대한 파고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이러한 때에 한국교회총연합이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한중기독교교류회, 한국교회평신도단체협의회와 동시다발적인 업무협약을 체결하며 시대적 사명 감당에 나선 것은, 웅크렸던 교회가 세상의 한복판으로 나아가는 의미 있는 발걸음이다.

이번 협약은 교회가 더 이상 스스로의 안위에만 매몰되지 않고, 국가적 위기와 국제적 과제, 그리고 내부적 동력 회복이라는 세 가지 전선에 동시에 응답하겠다는 선언과 같다. 이는 교회의 본질적 사명이 무엇인지를 다시금 일깨운다. 교회는 세상의 고통을 외면하고 홀로 거룩함을 지키는 성채가 아니라, 상처 입은 세상 속으로 깊이 들어가 빛과 소금의 역할을 감당해야 하는 구원의 방주이기 때문이다.

역사는 신앙이 어떻게 시대를 변화시키는지를 증언한다. 18세기 영국, 노예무역은 국가 경제의 근간을 이루는 거대한 악이었다. 모두가 당연하게 여기던 이 죄악의 사슬을 끊기 위해 일어선 이가 바로 독실한 기독교인이었던 윌리엄 윌버포스였다. 그는 의회에서 조롱과 멸시를 받으며 수십 년간 외로운 싸움을 이어갔다. 그의 곁에는 '클래펌 공동체'라는 신앙의 동지들이 있었다. 그들은 함께 기도하고, 여론을 형성하고, 끈질기게 법안을 상정하며 마침내 1807년 노예무역 폐지법과 1833년 노예제도 폐지법을 통과시켰다. 한 사람의 신앙적 결단과 신실한 동역자들의 연합이 한 시대의 가장 어두운 그늘을 걷어낸 위대한 사건이었다.

윌버포스의 투쟁이 오늘날 우리에게 던지는 메시지는 분명하다. 거대한 시대적 과제는 개별 교회의 힘만으로는 감당할 수 없으며, 오직 뜻을 같이하는 이들의 연합과 협력을 통해 비로소 변화의 문을 열 수 있다는 것이다. 한교총이 각계 전문 기관과 손을 맞잡은 것은 바로 이러한 연합의 정신을 실천하는 첫걸음이다. 지금이야말로 한국 교회가 모르드개의 외침을 들어야 할 때다. 성경은 기록한다. “이 때에 네가 만일 잠잠하여 말이 없으면 유다인은 다른 데로 말미암아 놓임과 구원을 얻으려니와 너와 네 아버지 집은 멸망하리라 네가 왕후의 자리를 얻은 것이 이 때를 위함이 아닌지 누가 알겠느냐 하니” (에스더 4:14).

이제 시작일 뿐이다. 업무협약이라는 서명이 마르기 전에, 구체적인 실천과 헌신이 뒤따라야 한다. 인구 위기 극복을 위한 실질적인 돌봄 사역, 얼어붙은 국제 관계 속 평화의 가교를 놓는 지혜, 잠자는 평신도를 깨워 교회의 허리를 든든히 세우는 노력은 이제부터가 본게임이다. 한국 교회가 이번 연합 사역을 통해, 시대의 물음에 진정성 있는 행동으로 답하며 이 땅에 새로운 희망을 심는 역사의 주역으로 서기를 간절히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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