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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벽을 넘어, 시대의 한복판으로

월드미션신문 기자
작성일 2026-07-08 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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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교회총연합이 인구 위기, 대중국 교류, 평신도 연합이라는 시대적 과제에 응답하기 위해 다각적인 협력의 멍에를 멨다. 이는 단순히 몇몇 기관과의 업무 협약을 넘어, 한국 교회가 안온한 성채의 문을 열고 세상의 고통 속으로 걸어 들어가려는 의미 있는 발걸음으로 평가된다.

오랫동안 한국 교회는 내적 성장에 집중하며 때로는 사회적 공감대를 잃고 세상의 신뢰와 멀어지는 아픔을 겪었다. 인구 절벽이라는 거대한 파도가 국가의 존립을 위협하고, 복잡한 국제 정세가 한반도의 평화를 시험하며, 교회 내부적으로는 잠재된 평신도의 역량이 온전히 발휘되지 못하는 현실은 더 이상 외면할 수 없는 시대의 물음이었다. 한교총의 이번 행보는 이 준엄한 물음에 대한 교회의 응답인 셈이다.

역사의 갈피에서 우리는 신앙이 어떻게 사회를 변화시키는 동력이 되었는지를 목도한다. 18세기 말 영국, 윌리엄 윌버포스와 그의 동지들인 ‘클래펌 공동체(Clapham Sect)’는 그 대표적인 예화다. 그들은 개인의 경건한 신앙생활에만 만족하지 않았다. 당시 대영제국의 번영 이면에 감춰진 비인도적인 노예무역의 참상을 직시하고, 이를 폐지하는 것을 자신들의 신앙적 소명으로 받아들였다. 수십 년에 걸친 끈질긴 기도와 정치적, 사회적 노력 끝에 그들은 마침내 노예무역 폐지라는 거대한 역사의 물줄기를 바꾸어 놓았다. 그들의 신앙은 예배당 안에 갇히지 않고, 가장 고통받는 이들의 신음 소리가 들리는 의회와 거리, 항구의 한복판에서 살아 숨 쉬었다.

윌버포스와 클래펌 공동체가 당대의 가장 큰 사회악에 맞섰듯, 오늘날 한국 교회는 이 땅의 가장 시급한 문제인 인구 위기 극복과 평화 증진, 그리고 교회 공동체의 건강한 연합을 위해 나서야 할 책무가 있다. 이는 세속적인 일에 관여하는 것이 아니라, 이 땅에 하나님 나라의 가치를 실현하는 거룩한 사역의 연장선이다. 하나님께서는 포로로 잡혀간 이스라엘 백성을 향해 이렇게 명령하셨다.

“너희는 내가 사로잡혀 가게 한 그 성읍의 평안을 구하고 그를 위하여 여호와께 기도하라 이는 그 성읍이 평안함으로 너희도 평안할 것임이라” (예레미야 29:7)

교회가 속한 사회의 평안을 구하고 이를 위해 기도하며 행동하는 것은 선택이 아닌 성경적 명령이다. 이번 협약이 선언과 행사로 그쳐서는 안 된다. 한국 교회의 모든 지체들이 각자의 자리에서 이 시대적 사명을 공유하고, 구체적인 실천으로 동참해야 한다. 교회가 다시 세상의 희망이 되는 길은, 스스로를 높이는 성벽을 허물고 시대의 아픔이 있는 자리로 나아가 빛과 소금의 역할을 온전히 감당하는 데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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