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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 상한 갈대를 꺾지 않는 손길이 절실하다

월드미션신문 기자
작성일 2026-06-30 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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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목회데이터연구소가 발표한 ‘기독교인의 우울 경험과 인식’ 조사 결과는 한국 교회의 심장부를 향해 던져진 무겁고도 아픈 질문이다. 성도 3명 중 1명이 최근 1년간 우울감을 경험했다는 통계는 단순히 차가운 숫자를 넘어, 강단 아래에서 소리 없이 신음하는 영혼들의 구체적인 절규를 담고 있다. 교회의 문턱을 넘어서지 못하고 밖에서 배회하는 고통, 공동체 안에서조차 온전히 꺼내놓지 못하는 마음의 병은 오늘날 한국 교회가 직면한 ‘돌봄의 공백’을 적나라하게 증언한다.

이러한 공백의 근저에는 정신적 고통을 신앙의 나약함이나 죄의 문제로 환원하려는 안타까운 오해가 자리 잡고 있다. 우울이라는 깊은 터널을 지나는 이들에게 ‘믿음으로 이기라’는 다그침은 위로가 아닌 정죄의 칼날이 되어 더 깊은 상처를 남긴다. 이는 고통받는 자에게 돌을 던지는 것과 다르지 않다. 교회는 영혼의 안식처이자 치유의 공동체가 되어야 할 사명을 받았으나, 오히려 보이지 않는 낙인을 찍으며 성도들을 고립시키는 역설적인 공간이 되고 있는 것은 아닌지 통렬한 자기 성찰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19세기 영국의 위대한 설교가 찰스 스펄전(Charles Spurgeon)은 평생 극심한 우울증의 고통 속에서 살았다. 그는 자신의 우울증을 ‘검은 개(black dog)’라 부르며 그 어두운 그림자와 처절하게 싸웠다. 그러나 그는 자신의 고통을 숨기지 않았다. 오히려 강단에서 자신의 연약함을 솔직하게 고백하며, 동일한 아픔을 겪는 이들을 향한 깊은 공감과 위로를 전했다. 스펄전은 자신의 설교집 『영혼의 암흑기(The Christian in Doubting Castle)』에서 “나는 가장 깊은 비참함의 구렁텅이로 내려가 보았기에, 그곳에 빠진 이들의 손을 붙잡고 끌어올릴 수 있다”고 말했다. 신앙의 거목조차 피할 수 없었던 영혼의 밤은, 그가 절망에 빠진 이들을 위한 등대지기가 되게 한 하나님의 섭리였다. 스펄전의 삶은 정신적 고통이 결코 믿음의 부재를 의미하지 않으며, 오히려 더 깊은 차원의 사역으로 나아가는 통로가 될 수 있음을 웅변한다.

하나님께서는 그의 종 이사야를 통해 상처 입은 영혼을 향한 당신의 마음을 분명히 보여주셨다. 성경은 기록한다. “상한 갈대를 꺾지 아니하며 꺼져가는 등불을 끄지 아니하고 진실로 정의를 시행할 것이며” (이사야 42:3). 이미 상처받아 겨우 서 있는 갈대와 같은 영혼, 금방이라도 꺼질 듯 희미하게 타오르는 등불 같은 생명을 주님께서는 결코 외면하거나 꺾어버리지 않으신다. 교회는 바로 이 주님의 마음을 품고, 그의 손과 발이 되어 상한 심령을 싸매고 연약한 자를 붙들어주는 곳이어야 한다.

이제 한국 교회는 정신적 고통에 대한 낡고 편협한 인식을 벗어던지고, 스펄전과 같은 정직한 공감과 성경적인 긍휼의 자세를 회복해야 한다. 목회자들은 성도들의 아픔을 더 깊이 이해하기 위해 배우고, 성도들은 서로의 연약함을 판단 없이 들어주는 안전한 공동체를 만들어가야 한다. 전문적인 상담과 치료의 필요성을 인정하고 적극적으로 연계하는 것 또한 하나님의 일반은총을 사용하는 지혜이다. 교회가 더 이상 우울과 고통이 멈추는 벽이 아니라, 상한 갈대가 부러지지 않고 꺼져가는 등불이 다시 타오를 수 있는 따뜻하고 안전한 품이 되기를 간절히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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