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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 됨의 함성, 천안의 푸른 잔디를 넘어

월드미션신문 기자
작성일 2026-06-06 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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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단의 엄숙한 가운을 벗어 던진 목회자들이 푸른 유니폼을 입고 그라운드를 누볐다. 교단과 직분의 경계를 넘어 오직 하나의 공을 향해 함께 땀 흘리는 모습은 그 자체로 깊은 울림을 주었다. 최근 천안에서 열린 ‘한국교회 교단대항 목회자 축구대회’는 단순한 체육 행사를 넘어, 분열과 갈등의 시대를 살아가는 한국교회에 연합의 신학을 몸소 보여준 의미 있는 사건이다.

역사는 때로 가장 절망적인 순간에 가장 순수한 화해의 장면을 연출한다. 1914년 제1차 세계대전이 한창이던 크리스마스, 서부전선의 참호 속에서 기적 같은 일이 벌어졌다. 포성이 멎은 무인지대에서 독일군과 영국군 병사들이 함께 캐럴을 부르고, 선물을 교환했으며, 급기야 축구 경기를 펼쳤다. ‘크리스마스 휴전’으로 기록된 이 사건은, 국가와 이념이라는 거대한 장벽도 축구공 하나 앞에서 허물어질 수 있음을 보여준 역사의 예화다. 서로를 향해 총구를 겨누던 병사들이 잠시나마 적개심을 잊고 공통의 인간성을 확인했던 것처럼, 신학과 교리의 미묘한 차이로 보이지 않는 벽을 쌓아왔던 한국교회 목회자들이 한 팀이 되어 뛰는 모습은 바로 이 시대에 필요한 화해의 메시지를 던진다.

물론 이러한 연합이 신학적 정체성을 허물고 모든 것을 뒤섞는 값싼 혼합주의를 의미하는 것은 결코 아니다. 오히려 이는 각자의 다름을 인정하되, 그리스도 예수라는 더 큰 하나의 머리 아래 우리가 한 몸 된 지체임을 확인하는 거룩한 교제(코이노니아)의 현장이다. 세상은 교리의 차이보다 사랑의 결핍으로 분열된 교회를 보며 복음의 능력을 의심한다. 그러나 같은 목표를 향해 서로를 격려하며 그라운드를 달리는 목회자들의 모습 속에서, 세상은 그리스도 안에서 진정으로 하나가 된다는 것이 무엇인지 직관적으로 깨닫게 될 것이다.

이러한 하나 됨은 우리 주님께서 십자가를 앞두고 드리신 간절한 기도의 제목이었다. 주님은 이렇게 기도하셨다.
“아버지여, 아버지께서 내 안에, 내가 아버지 안에 있는 것 같이 그들도 다 하나가 되어 우리 안에 있게 하사 세상으로 아버지께서 나를 보내신 것을 믿게 하옵소서” (요한복음 17장 21절)
교회의 연합은 선택 사항이 아니라, 세상에 대한 가장 강력한 복음의 변증이다. 우리가 서로 사랑하고 하나 될 때, 세상은 비로소 우리를 보내신 아버지를 믿게 되는 것이다. 목회자 축구대회는 이 대제사장적 기도를 향한 작지만 구체적인 응답의 한 걸음이다.

천안축구센터에서 울려 퍼진 함성은 그곳에만 머물러서는 안 된다. 그 연합의 정신이 각 교단과 노회, 개교회와 성도의 삶 속으로 흘러넘쳐야 한다. 진정한 승리는 우승 트로피가 아니라, 이 대회를 통해 회복된 연합의 힘으로 지역 사회를 섬기고 세계 선교의 지경을 함께 넓혀나가는 것이다. 작은 축구공 하나가 쏘아 올린 이 거룩한 몸짓이, 한국교회 전체의 위대한 연합을 향한 도약의 발판이 되기를 간절히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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