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질을 지키면서 문턱은 낮춰야죠”
신년대담 - 등대순복음교회 이필재 목사·이예찬 청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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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실천하면서 이웃 사회에 공헌할 수 있는 교회로”
“본질을 지켜나가면 다양한 성장의 방법론 만들어져”
2024년 갑진년(甲辰年) 새해가 밝았다. 새해는 밝았지만, 세상은 그리 밝지만은 않은 듯하다. 코로나 팬데믹의 시대가 지나고 위드 코로나(with Corona)의 시대를 맞이하면서 교회는 다시 회복 시기를 맞이하고 있지만 여전히 어려움을 겪고 있고, 세상은 전쟁과 기후재난 등으로 쉽지 않은 한 해를 시작한다. 이런 한국 사회와 교회는 직면한 도전들에 어떻게 대응하고 그리스도의 사랑을 어떻게 세상에 전해야 할지 고민해 빠져 있다. 새해를 맞아 청주에서 지난 25여 년간 목회해온 이필재 목사(등대순복음교회)와 이필재 목사의 이예찬 청년(23세)을 만나 현장 목회자와 MZ세대가 말하는 한국교회의 방향을 들었다.
- 2024년 새해를 맞이하며 독자들에게 덕담해 주십시오.
이필재 목사(이하 이 목사) : 하나님께서는 동일하게 역사하시는 하나님이십니다. 늘 입으로만 이야기하는 하나님의 인도하심이 아닌 늘 생활 속에서 체험할 수 있는 하나님의 인도하심이 나타나는 한 해가 되길 소망합니다. 물론 믿음으로 살아간다는 말은 참 어려운 말이라고 생각합니다. 히브리서에 보면 ‘믿음’을 ‘바라는 것들의 실상이요 보지 못하는 것들의 증거’라고 하잖아요. 그런데 많은 사람이 그저 무언가를 바라는 것으로 끝나는 경우가 많은 것 같습니다. 그러나 믿는 이들은 현실 속에서 하나님을 기대하면 나아가는 삶을 살아야 합니다. 세밀하게 역사하시는 하나님을 체험하고 사는 것, 그것이 믿음의 삶이고 새해 그런 믿음의 삶을 살기를 소망합니다. 지난해 우리가 꿈꿔 온 일이 있다면 2024년에는 몸소 실천하며 나아가는 한 해가 되시길 바랍니다.
- 한국교회는 코로나-19라는 큰 산을 만나 지난 4년간 참 어려운 길을 걷고 있었습니다. 이제 코로나 시대를 사실상 넘어섰다고 분석되고 있는데 그동안 힘들었던 시기를 어떻게 보내셨으며 앞으로 한국교회가 어떤 방향으로 나가야 할까요?
이예찬 : 무엇보다 우리 교회가 코로나 시대를 견딜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예배에 타협이 없었기 때문이라고 봅니다. 제 개인적으로도 예배보다 우선시되는 것은 없어야 한다고 생각했고 가능한 예배 자리를 지키려고 최선을 다했습니다. 그렇게 코로나의 시간에도 신앙을 지킬 수 있었습니다. 지금은 코로나 엔데믹 선언이 되었지만, 코로나 팬데믹 시기에 많은 교회가 예배에 타협점을 찾고 모이지 않는 예배로 전환하면서 교회의 형태가 많은 변화가 있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이제는 코로라 팬데믹을 벗어났어도 여전히 교회의 형태가 예전으로 돌아오지 못하고 있다는 점은 가장 큰 아쉬움으로 남습니다. 이런 시기를 다시 회복하기 위해서는 교제가 살아나고 사랑을 실천하면서 이웃 사회에 공헌할 수 있는 교회가 된다면 교회가 다시 부흥할 수 있으리라 봅니다.
이 목사 : 등대순복음교회는 지난 4년간 단 한 번도 주일 예배를 빠지지 않았습니다. 이를 지키기 위해 주일 하루 전에 방역하고 주일 예배가 끝나면 또 방역을 하는 등 한 주에 120만 원 정도씩 소독비를 내면서 방역해오며 주일 예배를 지켰습니다. 이 때문에 구청과는 여러 차례의 조율이 필요했고 코로나 환자가 발생하면 중단하겠다는 약속을 하기도 했습니다. 코로나 시대에 예배를 지켜온 것은 그저 고집일 수도 있지만 예배에 대해서는 타협하지 않겠다는 의지이기도 했습니다. 교회의 본분은 ‘예배’라는 사실을 분명히 강조했기 때문입니다. 예배는 단순히 기도하고 찬양하고 설교를 듣는 시간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우리가 예배를 통해 듣고 알게 되는 것에 멈추는 것이 아니라 실천하는 것을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실천할 때 우리는 회복될 수 있는 것입니다. 저는 늘 ‘회복되면 치유된다’라는 말을 강조합니다. 내가 회복되면 치유는 저절로 이루어진다는 것이죠. 다시 말해 코로나 이후 교회의 본분인 예배를 회복하는 것이 이 땅에 교회가 지금 바로 시작해야 할 일이라고 봅니다.
- 매년 논란이 되는 것이 교회의 신뢰도가 추락하고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이 문제 중 가장 논란이 되는 것이 교회의 건강성 문제인데 목회 일선에서 보시는 교회의 건강성을 어떻게 평가하시는 지요?
이예찬 : 대학 생활하면서 학생들과의 대화를 하다 보면 기독교에 대한 부정과 반발이 매우 심합니다. 부정적인 시각이 너무 많죠. 교회를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이유는 교회가 말씀을 선포하지만, 말씀대로 살지 않는 모순적인 모습을 보여주기 때문은 아닌가 싶습니다. 교회가 교회 같지 않다는 점이 가장 큰 문제요. 요즘 학생들은 교회를 배타적이라고 합니다. 이타적이어야 하는 교회들이 문을 닫고 개방하지 않으면서 지역사회와의 상호작용이 끊어지고 그 역할마저 사라지지 않았나 생각된다. 이렇게 전체적인 교회 흐름을 보면 교회 안의 우리끼리만 강해진 것 같습니다.
이 목사 : 다시 말한다면 이 문제가 목회자가 지식을 전달하는 데 그치고 있다는 점이죠. 우리가 하나님의 자녀로서의 입장에서 볼 때 ‘무엇 무엇을 해라’라는 말보다는 ‘함께 하자’라는 말이 되어야 하는데 그냥 선포로 끝나버리는 것이 문제라는 것입니다. 말씀이 선포되면 목회자인 자신도 그대로 살아가는 것이 선행될 때 교회의 건강성 문제나 교회가 배타적이라는 논란도 살아질 수 있다는 것입니다. 목회해오면서 늘 고민해 온 것이 성도들과의 담은 어떻게 헐 수 있을까 하는 문제였습니다. 그러다 보니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보여주는 것부터 시작되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함께 하자는 것입니다. 그렇다 보니 어느덧 교회 일이 목사만의, 성도만의 일이라는 것이 없어지고 스스로 알아서 하는 교회가 되어가더군요. 이렇게 함께 하는 교회가 되면 교회의 건강성 문제도 역시 회복되어지리라 믿습니다.
- 그렇다면 교회가 건강성을 회복하고 교회가 사회와 국가의 희망이 되기 위해 어떤 노력이 있어야 하겠습니까?
이 목사 : 무엇보다 교회의 문턱을 낮추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선교 초기 한국교회는 사회를 주도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그런데 세상이 발전하고 변화되면서 교회가 사회에게 무언가를 제시하거나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교회가 사회 속에 점점 파묻혀가는 모습을 보입니다. 교회가 국가의 희망이나 사회의 희망이 될 수 있는 내용을 크지 않아도 하나씩 보여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등대순복음교회는 한 달에 한 번씩 지역정화를 해오고 있는데 이런 일들은 교회가 크거나 작거나 상관이 없이 여러 교회가 함께 모여서 한다면 지역 자체에 좋은 평가를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등대순복음교회는 노인 사역을 해오면서 19년째 노인 무료 급식을 진행해 왔습니다. 그 시간 동안 단 한 번도 예배를 드리지도 않았고 예배를 강요한 적도 없었습니다. 이런 모습이 계속되어야 단순히 보여주기식이 아니라 지역사회 복음의 장을 열어가는 것이며 교회의 문턱을 낮추는 일이라고 생각됩니다.
이예찬 : 같은 생각입니다. 오늘날 교회의 문턱이 높다고 봅니다. 어떤 사람이 교회를 방문할 때 처음에는 믿음보다는 이미지를 보고 오죠. 그런데 그동안 교회가 보여준 모습은 ‘나는 옳고 너는 틀리다’라는 식의 모습이 강했다고 보입니다. 저희 세대들에게 이런 모습은 더욱 교회를 멀리하게 만듭니다. 아버지의 목회관이 보수적이어서 그런지 저는 개인적으로 교회의 모습이 변해야 한다는 주의였습니다. 그런데 지금 와서 보면 본질을 지키면서 변화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세상에 흐름에 뒤처져서는 안 되지만 진리는 변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죠. 호주의 한 교회를 방문한 적이 있었는데 예배가 마치 콘서트장을 방불케 했습니다. 문화충격으로 다가왔지만 그런데도 그런 변화가 있을 때 우리 세대들도 교회로 향할 수 있다고 봅니다.
- 오늘날 한국 사회에 전도는 끝났다고 이야기합니다. 이제는 전도에 대해 노력조차 하지 않는 시대라고 합니다.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이 목사 : 등대순복음교회가 성장할 수 있었던 이유는 찬양 예배였습니다. 찬양 예배를 강조하게 된 이유는 아주 간단했습니다. 제가 부사역자를 하는 동안 했던 일이 음악전도사, 교육전도사만 했기 때문에 그 분야에 자신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교육하고 찬양하는 일에 몰두하게 되니 찬양 잘하는 교회로 알려지기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저는 목회자 스스로가 잘하는 무언가를 찾는 것이 가장 중요한 전도법이라고 봅니다. 자신이 잘하는 것을 통해 예배에 특성을 주면 되는 것입니다. 가르치는 것을 잘하면 교육을, 심방을 잘하면 심방을, 상담을 잘하면 상담을 통해 목회하면 됩니다. 오늘날 무슨 세미나, 무슨 세미나 다 달려가는 목회자도 있지만 사실 좋다는 쫓는 목회가 아니라 자신이 잘하는 것을 하는 목회를 할 때 전도가 되고 목회가 성장한다고 봅니다.
이예찬 : 개인적으로 지금의 전도방식은 이제 끝났다고 봅니다. 교회 오라고 강요하는 전도는 이제 안 된다고 봐야 하죠. 오늘날 개인주의가 팽배하면서 정이 사라지고 외부인에 대한 경계가 강해진 세대가 되었죠. 그러다 보니 나와 유대관계가 없는 사람이 어떤 말을 걸어도 한 귀로 흘려버리는 시대입니다. 그래서 저는 이제 단순히 교회 오라는 전도보다는 유대관계를 형성하는 것이 더 중요한 시대가 되었다고 봅니다. 유대관계를 형성한 뒤에 교회를 찾게 해서 말씀을 접하고, 복음을 접하게 해야 열릴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무작정 길에서 말씀을 전하는 것은 말씀이 그냥 길에 떨어질 수밖에 없는 현실이 되었고 그렇기에 이제 교회가 혹은 많은 사역자가 유대관계를 만들어 가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 목사 : 비슷한 생각인데, 인근의 대학 주변에 청년 쉼터를 만들 생각을 했습니다. ‘청년 쉼터’라고 말하니 좀 구시대적인 발상 같기는 한데 청년들이 스스럼없이 들어올 수 있는 좋은 공간을 만드는 것을 말합니다. 그렇게 믿지 않는 청년들이 찾아와서 공부도 하고 차도 마시고 이야기도 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서 서서히 복음을 접할 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