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구통합, 기득권 없는 사람이 앞장서야”
한국기독교총연합회 김현성 임시대표회장
월드미션 기자
작성일 2022-07-20 0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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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광훈 목사의 직무정지 가처분 판결 이후 한국기독교총연합회(이하 한기총) 직무대행으로 온 김현성 변호사(법무법인 동백)가 1년 반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이제 김현성 변호사는 임시대표회장으로 한기총 정상화와 더불어 한국교회총연합과의 통합을 논의하는 등 중요한 시점을 맞이하고 있다. 김현성 임시대표회장을 만나 한기총의 변화와 향후 방향에 대해 들어본다. <편집자 주> |
- 벌써 대표회장 업무를 맡으신지 1년의 시간이 넘었습니다. 직무대행으로 오신 것은 그보다 오래되셨고요. 처음 오셨을 때의 한기총과 지금의 한기총은 어떤 변화가 있었다고 보십니까? 지금까지의 소회도 함께 말씀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한기총의 첫인상은 무질서와 혼돈, 그 자체였습니다. 특정인 또는 특정세력에 의해 자의적으로 운영되는 비합리적 사조직과 다를 바 없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합법적이고 합리적으로 운영되는 공조직으로서의 모습이 어느 정도 자리를 잡아가고 있습니다. 회의문화만 보더라도 고함치고 삿대질하면서 자신의 주장만 반복할 뿐 남의 말은 들으려 하지 않았습니다. 자신의 발언이 끝나면 상대방이 발언을 하든 말든 퇴장해버렸습니다. 타인에 대한 배려라고는 찾아볼 수가 없었습니다. 처음에 제가 눈과 귀를 의심할 정도였습니다. 오죽했으면 제가 ‘이럴 거면 회의를 왜 하십니까?’ 라고 말할 정도였습니다. 아직도 정돈된 회의문화와는 많은 차이가 있지만, 제가 회의 때마다 성숙한 회의문화, 회의질서를 강조하고, 발언권 없이 회의를 방해하면 퇴장시킬 수 있다는 경고를 반복하다 보니 조금씩 나아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실제로 회의방해 행위가 극심했던 한 사람에게 퇴장을 명하기도 하였습니다. 밖에서 보는 한기총과 안에서 보는 한기총은 전혀 다른 모습이었습니다. 일반인들은 물론, 일선 목사님과 성도님들께서도 한기총의 진면목은 잘 모르실 겁니다. 한기총의 일부 목사들은 시정잡배나 다름없었고 ‘과연 주님을 섬기는 사람이 맞나?’ 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습니다. 물론 그런 중에도 한기총과 한국교회의 미래를 걱정하면서 반성의 목소리를 내시는 분들도 많이 계셨습니다. 참으로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한국교회 지도자들이 모인 단체라고는 하지만 ‘사람 사는 곳이 다 똑같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한기총의 이러한 모습을 보면서 실망도 컸지만, 그만큼 한기총에 대해 더욱 소명의식을 가지게 되었고, 예수를 영접하고 성경과 신학에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도 되었습니다.”
- 한기총이 아닌 현재의 한국교회를 어떻게 보고 계십니까? 보다 객관적으로 바라보실 수 있으실 텐데요.
“우리 주변에는 여전히 보이지 않는 곳에서 약자를 위해 세상의 빛과 소금의 역할을 다하고 있는 교회가 많이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교회를 떠나거나 관심을 두지 않는 사람들이 점차 늘어나고 있는 것 또한 사실입니다. 교회의 위기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코로나 팬데믹(pandemic) 탓도 없지 않겠지만 그로 인해 오히려 한국교회의 현주소가 극명하게 드러났다고 생각합니다. 과거 교회의 사회적 역할이 어떠했는지, 앞으로의 역할은 어떠해야 하는지, 교회가 왜 존재해야 하는지, 앞으로도 존속할 수 있을 것인지 등 깊은 성찰이 필요한 때라고 봅니다. 어찌 보면 기독교뿐 아니라 종교 전체의 위기이고 종교 전체의 성찰이 필요한 때라고 생각합니다. 교회의 문제에 국한해 본다면, 한국교회는 너무 배타적이라고 생각합니다. 내부에서조차 서로가 서로를 배척합니다. 그리고 어이없게도 물질에 대한 욕구가 도를 넘어섰다고 생각합니다. 교회소송이 끊이지 않고 있고, 또 거의 대부분이 재산분쟁이라는 것만 보더라고 쉽게 짐작할 수 있습니다. 한국교회 137년 역사가 분열의 역사였고, 그래서 지금은 교단 수가 셀 수 없이 많다는 사실이 단적인 예입니다. 교단이 쪼개지는 과정을 보면 더욱 어이가 없고 안타깝습니다. 상호존중, 사랑이라는 말씀을 실천하는 교회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 기구 통합과 관련해서 늘 따라다니는 질문이 선출직 대표회장이 아닌 임시대표회장이 통합에 대해 논의하는 것이 맞냐는 것이었습니다. 이에 대한 대표회장님의 의견을 듣고 싶습니다.
”일각에서 통합반대 논리로 내세우는 것이 바로 ‘통합이 곧 한기총 해산’이라는 주장, 그리고 임시대표회장 체제에서 통합추진은 월권이라는 것입니다. 그러나 이는 사실을 왜곡하는 유언비어입니다. 그리고 통합논의 자체가 문제라는 것인지, 아니면 임시대표회장 체제에서 통합을 추진하는 것이 문제라는 것인지 불분명합니다. 어쨌든 왜 틀린 주장인지 말씀드리겠습니다. 먼저, ‘통합이 곧 한기총 해산’이라면, 과거 다른 대표회장 시절 추진했던 통합도 결국 한기총 해산을 추진했다는 것인지 묻고 싶습니다. 그렇다면 과거에도 통합에 반대했어야 했고 앞으로도 반대해야만 논리가 일관됩니다. 그러나 과거에는 통합이 한기총 해산이라는 주장을 했다는 말을 들어본 적이 없습니다. 그리고 ‘해산’이란 사전적으로 ‘흩어지게 하여 없어지게 한다’는 의미인데 기관통합은 과거 한기총의 원래 모습으로 회복하는 것이므로 정반대 방향의 사업이고, 정관에 명시된 대표적인 연합사업입니다. 그래서 반대를 위한 반대, 유언비어라는 것입니다. 임시대표회장 체제에서 통합을 추진하는 것이 월권이라는 주장은, 직무대행과 혼동했거나 임시대표회장의 법적 지위에 대한 무지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임시대표회장은 통상의 대표회장과 법적 지위와 권한이 동일합니다. 이것은 대법원 판례 등으로 확립된 법리입니다. 그리고 임시대표회장인 제가 기관통합을 독자적으로 추진하는 것도 아닙니다. 임원회에서 만장일치로 추진하라고 결의했고, 통합준비위원회, 실행위원회, 임시총회 결의를 모두 거쳐 왔습니다. 제 입장에서 이러한 결의가 없었다면 굳이 저 혼자 통합논의를 진행할 이유가 없습니다. 임시대표회장이 목사가 아니기 때문에 통합을 추진해서는 안된다는 의미라면, 임원회에서 왜 만장일치로 목사 아닌 저에게 통합논의를 추진하라고 결의했는지 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때 애당초 그런 결의를 하지 말았어야 했습니다. 통합을 무산시키기 위한 억지주장입니다. 오히려, 제가 목사가 아니기 때문에 통합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할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합니다. 과거 목사가 대표회장이던 시절 통합에 실패한 이유가 무엇입니까? 잘 아시다시피 목사들이 기득권을 내려놓지 못하고 한기총과 한국교회보다는 자신들의 이해관계를 먼저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공의롭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지금도 마찬가지입니다. 겉으로는 통합에 찬성한다고 하면서도 속으로는 이해관계를 앞세워 통합을 방해하는 한기총 목사들이 적지 않은 것 같습니다. 제가 지금까지 통합논의를 진행하면서 느낀 점은 목사들끼리 통합을 추진하면 100% 실패하겠구나 하는 것이었습니다. 목사들은 눈에 보이는 것에만 집착하며 서로 자존심을 세우고 ‘도 아니면 모’를 주장하고, 대안을 찾거나 서로 양보하지 않습니다. 결국 중간에 목사로서의 기득권이나 자존심을 내세우지 않는 사람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제가 그 역할을 했죠. 중간에 깨질 뻔한 순간이 많았지만 여기까지 왔습니다. 또 기관통합이 교리를 통합하자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통합과정에서 기관 간 상호균형을 잡기 위해서라도 법적 조언과 검토가 필요한데 이러한 부분을 충족하기 위해서라도 목사보다는 법률가가 적격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 한교총과의 통합이 어렵사리 진행이 되고 있지만 결국 한교연과의 통합도 전제로 둔 기구통합이 되어야 한다는 의견이 있습니다. 대표회장님의 역할이 어느 선까지 이루어 질 수 있을까요? 또 한교연과의 통합이 어떤 식으로 진행되어야 할지 말씀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결국 한교총뿐 아니라 한교연과도 통합을 이루어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렇다고 반드시 시기적으로 동시에 통합할 필요는 없다고 봅니다. 아니 양자통합도 아니고 삼자통합을 동시에 하는 것은 어쩌면 불가능합니다. 불가능한 조건을 내세우는 것은 반대하는 것과 같습니다. 과거 삼국통일도 신라와 고구려, 그리고 백제, 이렇게 순차적으로 이루어졌습니다. 한기총-한교총 간의 통합이 먼저 성사된다면 나머지 한교연과의 통합은 훨씬 쉽기 진행될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한교연과의 통합에 대한 복안도 있지만, 여기서 공개할 수는 없음을 양해 부탁합니다. 추후 기회가 되면 말씀드리겠습니다. 그리고 누구라도 마찬가지이겠지만, 통합과정에서 저의 역할은 저 스스로 정할 수는 없습니다. 전개되는 상황, 한기총 임원과 총회대의원들의 의사가 모이는 곳에서 자연스럽게 결정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 한교총과의 통합이 어려워 질 경우, 한기총은 어떤 길을 걸어야 할까요?
“만약 한교총과의 통합이 불가능한 것으로 판명난다면, 한기총은 현 상태에서 신임 대표회장을 선출해야 합니다. 다만, 한기총의 고질적 병폐인 금권 타락선거, 특정인 또는 특정세력에 의한 자의적 운영 등 과거의 문제점을 그대로 안고 갈 가능성이 높다고 봅니다. 그렇게 된다면, 한기총은 한국교회로부터 신뢰를 상실하게 되고, 나아가 한국교회도 국민들로부터 외면당하게 될 것입니다.
따라서 한기총은 스스로 생존하기 위해서라도 뼈를 깎는 개혁(改革)과 세대교체(世代交替)의 길을 피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이것은 향후 한기총 운영을 책임지는 분들이 얼마나 공의로움을 잃지 않느냐에 달려 있다고 봅니다. 그들의 몫입니다.”
- 마지막으로 한기총과 한국교회, 그리고 한국교회 목회자들에게 하시고 싶으신 말씀이나 부탁하고 싶으신 말씀이 있으시다면.
“먼저 한기총에 활동하시는 목사들과 일선에서 목회하시는 목사들과는 구별하여 생각해야 할 것 같습니다. 한기총에서 활동하시는 분들은 먼저 타인에 대한 배려와 존중하는 태도부터 갖추어야 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오랫동안 군림하면서 살아오셔서 그런지 자신만이 옳다는 아집이 강하고 합리적으로 조화를 이루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심지어 탐욕을 드러내는 분들, 시정잡배 같은 언행을 일삼는 분들도 계십니다. 그래서 저는 한기총과 한국교회를 위해서는 우선 세대교체부터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합리적이고 역지사지(易地思之) 할 줄 아는 분들이 한기총을 이끌어야 합니다. 그리고 한기총이 사익을 추구하는 곳이 아니라는 점을 명확히 인식하기를 바랍니다. 한기총의 의사결정이 개인적 이해관계에 얼마나 부합하느냐가 아니라 주님과 한국교회를 항상 염두에 두면서 이루어지기를 기대합니다. 그렇게 된다면 한기총은 한국교회를 대표하는 기관으로서 그 지위와 신뢰를 회복할 수 있을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한국교회는 지금보다 더 너그러워졌으면 좋겠습니다. 너무 배타적으로만 세상을 대할 것이 아니라, 작은 시냇물들이 모여 하나의 바다를 이루듯이 더 포용하고 사회적 약자에 대해 더 큰 관심을 가지고 그들의 아픔을 함께 짊어진다면, 예수님의 삶을 실천한다면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교회를 찾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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