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 성탄 시기, 12월 25일인가 4월인가? 학문과 신앙의 깊은 대화”
한국기독교교단총연합회 포럼, 성경 해석과 교회 전통의 균형 모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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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기독교교단총연합회(이단기준연구위원회)는 지난 5월 22일 서울 종로구 한국기독교회관 대강당에서 '예수 족보의 비밀과 성탄'을 주제로 포럼을 진행했다. 이번 포럼에서는 예수 그리스도의 탄생 시기를 둘러싼 신학적 논의가 집중적으로 다뤄졌다.
포럼의 중심 발표는 예장성서총회 총회장 김노아 목사가 맡았다. 86세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50년간 하루도 거르지 않고 꾸준히 성경을 연구해온 김 목사는 예수 탄생 시기가 흔히 알려진 12월 25일이 아닌, 4월 중순 봄철일 가능성을 제기했다. 그는 누가복음 2장 22~24절에 나오는 결례(정결 예식) 기록에 주목했다. 성경에 따르면, 요셉과 마리아는 예수가 태어난 지 40일 후에 성전에 올라 산비둘기(반구)를 제물로 드렸는데, 이 시점이 4월 중순에 가깝다는 것이다.
김 목사는 예레미야 8장 7절과 아가서 2장 11~12절의 구절을 근거로 산비둘기가 겨울철에는 팔레스타인 지역에서 보기 드문 철새이며, 3월 중순 이후에 날아와 번식하는 점을 들었다. 이에 따라, 결례 제물인 어린 산비둘기가 준비되는 시기가 4월 중순 전후로 추정된다는 것이다.
또한 그는 예수가 태어난 시기의 배경 상황도 새롭게 해석했다. 전통적으로는 단순한 호적령으로 이해해왔으나, 유월절 절기 때 예루살렘으로 많은 유대인이 몰려들어 숙박이 어려웠기 때문이라는 견해를 내놓았다. 이는 예수님이 유월절 어린양으로 오셨다는 신학적 의미와도 맞닿아 있음을 설명했다.
동방박사가 아기 예수에게 바친 황금, 유향, 몰약에 대해서도 실질적 필요를 담은 예물로 해석했다. 헤롯의 위협을 피해 애굽으로 피난해야 했던 요셉 가족의 여정을 지원하는 준비였다는 것이다. 동방박사의 별에 대해서는 베들레헴과 예루살렘 주민 모두 그 별을 인지하지 못했던 점을 들어, 물리적 천체라기보다는 영적 계시였다고 설명했다.
한편, 오랫동안 논란이 되어온 예수 족보 문제에 대해서도 김 목사는 구약의 형사취수제(계대결혼)를 통해 해석을 제시했다. 마태복음에는 요셉의 아버지로 ‘야곱’을, 누가복음에는 ‘헬리’를 기록한 차이인데, 헬리가 죽고 야곱이 헬리의 아내에게서 요셉을 낳아 족보상으로 헬리의 아들이면서 실질적으로는 야곱의 아들이라는 설명이다.
김 목사는 이날 포럼에서 “아담부터 예수까지 60여 대에 이르는 족보를 암송하고 있다”는 특별한 성경 연구 경험을 소개했으며, 요한계시록 1장부터 20장까지를 54분 만에 강의한 일화도 전했다. 강의 내용을 노래로 만들어 암송하는 기법을 사용해 참석자들의 큰 감탄을 받았다.
토론에서는 예장통합 전 이단사이비대책위원장 유무한 목사가 ‘4월 성탄설’에 대해 신학적 접근성과 성경 중심성 측면에서 평가했다. 유 목사는 성탄 날짜를 단정 짓는 데 신중할 것을 당부하며, 12월 25일 성탄절은 초기 교회가 예수의 수태일 3월 25일을 기준으로 아홉 달 뒤를 계산해 형성한 전통임을 설명했다. 4월설은 학문적 추론 중 하나일 뿐 절대적 결론으로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보았다. 그는 성탄절의 본질은 날짜 자체보다 예수 그리스도의 성육신과 구원의 의미를 기념하는 데 있다고 강조했다.
이단기준연구위원회 황규학 박사는 김 목사의 산비둘기 생태학적 근거를 일부 인정하면서도 학문적 반론을 제기했다. 누가복음 원문에 따르면 제물이 산비둘기뿐 아니라 집비둘기도 포함된 점, 그리고 집비둘기는 계절에 상관없이 사육 가능해 산비둘기만으로 날짜를 단정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12월 25일 성탄절은 태양신 축일과 관련된 전통 외에도 수태고지 등 교회의 구원사적 상징성 속에서 형성된 것임을 설명했다. 그는 성탄 날짜 연구가 교회사적으로 금지되지 않는 영역이나, 교회의 신앙 전통과 공동체 의미를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포럼 주최 측인 한국기독교교단총연합회 사무총장 윤덕남 목사는 이날 발표들이 한국교회가 성경을 더욱 깊게 이해하는 데 중요한 자양분이 될 것이라 평가했다. 앞으로 총회와 학계에서 신학적 논의와 연구가 활발하게 이어지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번 포럼을 위해 김노아 목사는 50년간의 성경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이스라엘 성경 지도’와 성경 인명 자료집, 성탄 관련 저서를 제작해 참석자 전원에게 배포했다. 그는 구약 12지파 경계와 요한계시록 7장의 영적 의미도 함께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학술 포럼은 12월 25일 성탄절의 전통적 절대성에 질문을 던지면서도, 성경 해석과 역사·생태학적 맥락, 그리고 교회 전통에 대한 신중한 균형을 추구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또한 역사적 사실을 넘어 예수님의 구원사적 의미를 깊이 있게 탐구하는 신학적 깊이를 선보였다.
한국기독교교단총연합회는 이번 행사를 계기로 한국교회가 성경을 더욱 깊이 연구하고 다양한 신학적 논의를 펼치는 토대가 되길 기대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