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WEA 서울총회, 한국교회 내 찬반 논란 격화
한국교회의 정체성 지키기 위한 치열한 논의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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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10월 서울에서 개최될 예정인 세계복음주의연맹(WEA) 총회를 앞두고 한국교회 내에서는 찬반을 둘러싼 논란이 점차 격화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서울총회 조직위원회는 WEA의 오랜 역사와 명확한 신학적 정체성을 설명하며 한국교회의 적극적인 참여와 기도를 요청하고 있다. 반면 반대 측에서는 WEA가 신사도운동, 종교다원주의, 에큐메니컬 연합 등과의 연계성을 가진다는 점을 문제 삼으며 한국교회의 순수성을 지켜야 한다고 강력하게 주장하고 있다.
이러한 첨예한 대립 속에서 한국교회방송(대표 이은재 목사)은 지난 8일 서울 종로구 한국기독교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025 WEA 서울총회와 관련하여 한국교회 내의 주요 쟁점들을 점검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은재 목사는 이 자리에서 “그동안 그 누구보다 WEA 총회를 반대해 왔으나, 이제는 일방적인 반대에 그치지 않고 제기되는 의문점들에 대해 직접 묻고 답변을 듣는 기회를 마련했다”고 기자회견의 취지를 설명했다. 그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반대를 위한 반대보다는 사실에 근거한 문제 제기가 필요하다는 판단을 내렸다고 언급하며, 현재 한국교회가 선동에 휘둘려 분열의 조짐을 보이고 있음에 우려를 표했다. 이 목사는 정확한 사실 파악 없는 반대는 무의미하며, 단순한 선동으로 인해 교회가 무너져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더불어 그는 마치 미국에서 중국 공산당이 민주당과 공화당 사이의 분열을 부추기듯, 대한민국에서는 언론이 증오와 갈등을 조장하여 사회와 교회를 전쟁터로 만들고 있다고 비판하며, 한국교회만큼은 이러한 선동에 흔들리지 말아야 한다고 경고했다. WEA를 무조건적으로 이단 집단으로 몰아붙이는 것은 위험한 행위임을 지적한 그는, 진실을 들어보고 사실에 기초한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밝히면서 주최 측의 변론을 들을 수 있는 공정한 공론의 장을 만들고자 했다고 피력했다.
WEA는 1846년 영국에서 태동한 세계복음주의연맹으로, 찰스 다윈의 진화론과 칼 마르크스의 공산주의, 인본주의적 이성 숭배가 창조 질서와 성경의 절대 권위를 강하게 공격하던 19세기 상황 속에서 복음주의를 수호하기 위해 시작된 기독교 연합체이다. 현재 전 세계 146개국에 걸쳐 148개 교단 및 단체가 소속되어 있으며, 약 6억 5천만 명에 달하는 복음주의 신자들이 이 연맹의 일원이다. 이번 서울총회 조직위원회는 WEA를 ‘정통·보수·복음(순수복음)’의 연맹체라고 강조하면서 ‘타협 없는 협력(Collaboration without Compromise)’의 원칙을 고수하고 있음을 분명히 했다. 위원회는 WEA와 WCC(세계교회협의회)를 구분하여 설명하는데, WCC가 다양한 종교 간의 협력(Inter Faith)을 강조하는 반면 WEA는 복음 안에서의 연합(Intra Faith)을 강조한다고 밝힌다. 아울러 서울총회의 핵심 의제는 세계선교의 재활성화, 제자훈련의 국제화, 그리고 고통받는 그리스도인 구호 사역이라고 제시했다.
그러나 반대 측에서는 여전히 WEA의 신학적 입장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며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이들이 특히 문제 삼는 부분은 성경 무오에 대한 입장, 박형룡 박사의 신 정통주의와 신 이단 관련 입장, 카톨릭 및 WCC와의 일치운동, 아프리카 신사도주의 운동과의 관계, 이슬람 및 동성애 관련 입장 등이다. 이들은 한국교회가 1959년 제44회 총회에서 WCC를 탈퇴하고, 2019년 제104회 총회에서도 WEA 신학과의 차이를 검토하며 교류 단절을 권고했던 역사를 상기시킨다. 반대 진영은 WEA가 복음주의 연맹임을 표방하지만 실제로는 신학적 혼합주의에 노출되어 있다고 주장하며, 한국교회의 정체성과 신학적 보루를 수호해야 함을 역설하고 있다.
실제로 한국교회는 지난 수십 년간 WEA와의 관계를 두고 갈등을 반복해 온 역사가 있다. 1959년 총회에서는 WCC와 더불어 미국복음주의연맹(NAE) 탈퇴를 결의한 바 있으나, 2019년 예장합동 총회에서는 “WEA 신학이 우리 총회의 신학과 크게 다르지 않으므로 교류 단절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결론을 내리기도 했다. 2021년 제106회 총회에서는 다시 “WEA에 대한 새로운 윤곽이 나오기까지 결의를 유보하고 불필요한 논쟁을 자제하라”는 권고가 내려지는 등 논란은 끊이지 않았다.
WEA 조직위원회 기획담당 주연종 목사는 이러한 논쟁에 대해 변증하며 “WEA 반대는 실체가 없는 무지와 왜곡의 산물”이라고 강하게 반박했다. 그는 더 이상의 오해와 왜곡, 거짓 선동을 멈추고 복음 전파에 집중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주 목사는 현재의 논란을 “교계의 광우병이나 후쿠시마 선동”에 비유하며, 토론은 오직 사실 위에서만 의미가 있음을 강조했다. 그는 서울총회가 한국교회가 세계와 함께 선교 네트워크를 재가동하는 분기점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성경 권위 부정’ 주장에 대해서는 "무오냐 무류냐는 단어 취향의 문제일 뿐, 성경의 권위는 확고하다. WEA는 성경이 거룩하고 오류 없으며 신앙과 생활의 모든 문제에서 최고의 권위를 가진 것으로 고백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WEA를 종교다원주의나 종교통합 단체로 몰아가는 주장은 왜곡”이라고 일축하며, “WEA는 ‘타협 없는 협력’을 원칙으로 하며 교리 혼합이나 직제 통합은 의제 자체에 없다. 우리는 다른 종교와 협력하더라도 복음 진리만큼은 결코 양보하지 않는다”고 재차 강조했다. 최근 확산된 ‘개종 금지 합의’ 논란에 대해서도 주 목사는 “강제 개종 금지는 선교 윤리일 뿐이다. 총칼이나 강압으로 개종을 강요하지 말자는 선언이지, 전도 자체를 금지한다는 주장은 허수아비 공격에 불과하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선교와 전도는 교회의 본질적 사명이며 그 누구도 이를 부인한 적이 없음을 명확히 했다.
신사도운동 의혹에 대해서는 “호칭 하나로 만든 억지 누명”이라고 지적했다. 아프리카 문화권에서는 여러 교회를 세운 지도자에게 ‘사도(Apostle)’라는 호칭을 붙이는 관행이 있으나, 이를 신사도와 일치시키는 것은 오류이며 직통계시나 예언 행태의 실증이 전혀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신사도 프레임이 한국교회를 혼란케 하려는 왜곡일 뿐이라고 피력했다. 주 목사는 WCC와 WEA를 동일시하는 주장도 정면으로 반박하며, “WCC와 WEA는 출발도, 정체성도, 신학적 지향도 다르다. 제한된 문장만 떼어내는 것은 학문이 아니라 선동이며, 오히려 WCC가 변해야 할 부분을 지적한 발언을 왜곡해 거꾸로 매도한 것일 뿐”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리스도 외에 구원이 있다는 주장 역시 전혀 사실이 아니라고 못 박았다. 그는 “WEA 헌법과 신앙고백에는 그리스도의 유일 구원이 분명히 기록되어 있으며, 이 명제를 부정하면 회원 자격 자체가 정지된다. 전 세계 어디에서도 WEA가 그리스도 유일 구원을 부정했다는 증거는 없다”고 덧붙였다.
주 목사는 서울총회가 팬데믹 이후 첫 총회이자 동북아 최초 개최임을 밝히며, 현재 1400명이 등록했고 실제 참석은 1000명 내외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한국교회 섬김의 날에는 5700명이, 선교사대회에는 7800명이 참석할 것으로 전망되며, 이번 총회는 제자훈련 강화, 선교 책임 회복, 글로벌 사역 협력이라는 세 가지 의제를 도출하는 기폭제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한 “WEA를 적으로 만드는 순간 선교 현장은 고립된다. 다름을 이유로 파괴하지 말고 복음을 이유로 연합하자. 거짓 선동을 멈추고 복음 전파에 힘을 모으자”고 강력히 독려했다.
서울총회 조직위원회는 이번 총회가 “한국교회 선교 140주년의 은혜를 세계와 나누는 역사적 계기”라고 규정하며, 순수복음을 확산시키고 정통신앙과 보수신학을 재확인하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역설하고 있다. 또한 “글로벌 찬양 사역을 통한 영적 대각성과 새로운 부흥의 전환점을 만들고 동성애와 가정의 파괴와 같은 세속의 도전에 함께 맞설 것”이라는 비전을 밝혔다. 조직위는 한국교회가 이러한 기회를 경홀히 여긴다면 복음 확산에 큰 손해를 끼치는 것이며 영적으로 고립된 섬(갈라파고스)이 될 것이고, 다음 세대가 복음으로 세계를 섬길 길이 막히게 될 것이라고 강력히 주장한다.
총회가 불과 40여 일 앞으로 다가온 현재, WEA 서울총회를 둘러싼 논쟁은 단순한 찬반의 대립을 넘어 한국교회의 정체성과 세계 교회와의 연합 방향을 가늠하는 중대한 시험대가 되고 있다. 무엇보다 서로의 간극을 좁히고 연합의 길을 모색할 수 있는 새로운 패러다임 마련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한국교회 안팎에서 더욱 커지고 있는 실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