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침총회·한국공공정책개발연구원, 안성서 ‘종교시설 활용 통합돌봄 심포지엄’ 개최
초고령화·도농격차·돌봄 사각지대 해소 위한 교회와 공공의 협력 모델 모색
본문
![]()
기독교한국침례회 총회(총회장 최인수 목사, 이하 기침)가 주최하고, 기침 미래목회지원분과와 한국공공정책개발연구원이 공동 주관한 ‘안성시형 통합돌봄센터 모델 구축을 위한 종교시설 활용 심포지엄’이 지난 4월 9일 경기도 안성시 덕봉침례교회에서 개최됐다. 이번 심포지엄은 초고령화 사회로 빠르게 진입하고 있는 지역사회의 현실 속에서, 돌봄 사각지대를 해소하기 위한 실질적 대안을 모색하고, 특히 교회와 같은 종교시설을 지역 통합돌봄의 거점으로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공공행정과 함께 구체적으로 논의하는 자리로 마련됐다.
이번 행사는 단순한 이론 발표에 머무르지 않고, 안성시가 직면한 돌봄 현실을 진단하는 동시에 교회시설의 공공적 활용 가능성을 점검하고, 지역 맞춤형 통합돌봄센터 모델을 실제로 어떻게 구축할 것인지에 대한 방향을 함께 모색했다는 점에서 의미를 더했다. 특히 안성시의 경우 초고령화와 더불어 도농 간 생활 여건의 격차가 뚜렷하고, 이주민과 외국인 비율도 상대적으로 높은 지역적 특성을 갖고 있어, 기존의 획일적 복지 체계만으로는 충분히 대응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는 점이 이날 논의의 중요한 배경으로 제시됐다.
심포지엄의 문을 연 최인수 총회장은 개회사를 통해 “안성시형 통합돌봄센터 모델을 우리 덕봉교회 현장에서 김보라 시장과 함께 논의하게 되어 매우 뜻깊고 기쁘다”며 “통합돌봄을 통해 지역사회 안에 돌봄 사각지대가 생기지 않도록 교회시설을 선하게, 그리고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최 총회장의 발언은 교회가 단지 예배와 신앙 활동의 공간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지역사회가 실제로 필요로 하는 돌봄과 복지의 거점으로 기능할 수 있다는 가능성에 대한 기대를 담고 있었다.
이어 축사에 나선 김보라 안성시장은 돌봄통합지원법 시행 이후 지역사회가 안고 있는 가장 시급한 과제 중 하나로 돌봄 사각지대 문제를 꼽으며, 이에 교회가 적극적으로 관심을 갖고 협력에 나선 데 대해 감사를 전했다. 김 시장은 “돌봄통합지원법 시행 후 가장 시급한 과제가 바로 돌봄 사각지대의 해소인데, 교회가 이 문제에 적극 나서주셔서 감사하다”며 “안성시는 기존 복지시스템에 의료 분야를 보다 촘촘히 연계하고 활성화해 안성형 통합돌봄 체계를 준비하고 있다. 앞으로도 시 행정과 지역교회가 긴밀히 협력해 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는 지방정부와 종교계가 경쟁 관계가 아니라 지역 주민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 함께 협력할 수 있는 파트너임을 분명히 한 메시지로 받아들여졌다.
이날 행사에는 지역 교계 지도자들도 함께해 통합돌봄의 필요성과 방향성에 공감의 뜻을 보탰다. 양영호 목사(안성기독교총연합회장), 송용현 목사(안성기독교총연합회 사무총장), 오모세 목사(기침 경기남부지방회장)는 축사와 격려사를 통해 교회가 지역사회와 함께 호흡하며 공공적 책임을 감당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들의 메시지는 통합돌봄이 특정 기관만의 과제가 아니라 교회와 시민사회, 행정이 함께 감당해야 할 공동 과제임을 다시 한번 확인시켰다.
주제발표는 장헌일 박사(한국공공정책개발연구원장, 신생명나무교회 목사)가 맡았다. 장 박사는 먼저 안성시의 초고령화율이 21.4%에 이른다는 점을 언급하며, 안성시가 이미 초고령사회에 깊이 진입한 현실을 진단했다. 그는 농촌과 도시가 혼재된 안성의 지역 구조 속에서 도농 간 복지 접근성 차이가 크고, 생활 인프라 역시 균등하지 않다는 점을 지적하며, 이러한 여건에서는 지역사회 안의 다양한 공간 자원을 유연하게 활용하는 접근이 필수적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장 박사는 종교시설을 기반으로 한 융합형 통합돌봄 모델의 운영 전략을 제시하면서, 건축법 시행규칙 제12조의3에 따른 복수용도 인정의 취지를 바탕으로 교회시설이 보다 다층적이고 다기능적인 지역 공동체 공간으로 활용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단순히 교회 공간을 빌려주는 수준을 넘어, 돌봄과 상담, 건강관리, 식생활 지원, 정서적 교류, 공동체 회복까지 아우를 수 있는 복합형 거점 공간으로 발전시킬 수 있다고 내다봤다.
장 박사가 제안한 핵심 방향은 크게 세 가지로 요약됐다. 첫째는 공간의 다기능화다. 교회가 예배 중심 공간이라는 기존 틀을 넘어, 지역주민을 위한 돌봄 거점, 교육 공간, 공동식사 및 소통의 장 등으로 확장돼야 한다는 것이다. 둘째는 사회적경제 조직과의 융합이다. 지역의 다양한 민간 조직 및 협력 주체들과 연계해 지속 가능한 운영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는 제안이다. 셋째는 공공성 확보를 위한 ‘오픈 거버넌스’의 시행이다. 즉, 특정 기관이나 단체가 일방적으로 운영하기보다 행정, 교회, 민간단체, 지역주민이 함께 참여하는 개방적 협력 구조를 통해 신뢰와 지속성을 확보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또한 장 박사는 안성시의 지역 특수성을 반영한 돌봄 모델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안성은 이주민과 외국인 비율이 비교적 높은 도시인 만큼, 단순히 고령층 돌봄에만 머무르지 않고 다문화 구성원까지 포괄할 수 있는 거점 돌봄센터 기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는 공유주방을 활용한 무료급식, 고독사 예방 프로그램 등 지역사회 돌봄 프로젝트 사례를 함께 소개하며, 통합돌봄은 단순한 복지서비스 제공이 아니라 공동체 안에서 사람을 다시 연결하고 회복시키는 실천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나아가 “돌봄은 사람 중심의 존엄과 존경을 바탕으로 해야 하며, 신체적 건강뿐 아니라 정서적·영적 건강까지 함께 아우르는 포괄적 접근이어야 한다”고 말해, 교회가 감당할 수 있는 돌봄의 강점을 분명히 했다. 그는 또 “한국교회가 공공성과 공교회성을 회복하기 위해서라도 지역사회 돌봄에 더욱 적극적인 관심과 참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어진 발표에서는 보다 실천적인 적용 방안들이 소개됐다. 유성수 사무총장(한국CBMC, 뇌맘케어 대표)은 ‘통합돌봄 시니어를 위한 콘텐츠 소개 및 적용’을 주제로 발표하며, 고령층을 대상으로 한 다양한 돌봄 콘텐츠와 실제 현장에서의 적용 가능성에 대해 설명했다. 이는 초고령사회에서 단순히 시설과 제도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으며, 시니어들의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는 정서적·인지적·관계적 콘텐츠 개발과 접목이 함께 이뤄져야 함을 보여주는 대목이었다.
또한 돌봄목회 3회차 주요 발표자로 참여했던 구제용 목사(조이풀교회), 김형섭 목사(빛과소금교회), 양희준 목사(온양주빛교회)는 각 교회가 준비하고 있는 돌봄통합 사역의 현황과 실제 진행 사례를 발표했다. 이들은 지역교회가 돌봄거점으로 기능하기 위해 어떤 준비가 필요한지, 목회 현장에서 마주하는 어려움은 무엇인지, 또 이를 어떻게 지역사회와 연결해 나갈 수 있을지에 대해 구체적인 경험과 고민을 나눴다. 발표 이후에는 교회를 돌봄거점으로 세울 때의 현실적 과제와 적용 가능성을 중심으로 활발한 토론도 이어졌다. 이를 통해 이날 심포지엄은 일방향적 강의 형식이 아니라 현장 목회자들과 행정, 정책 관계자들이 함께 지혜를 모으는 상호 소통의 장으로 기능했다.
행사에는 김보라 안성시장을 비롯해 안성시 관계자들도 참석해 높은 관심을 보였다. 박서인 과장(안성시보건소 통합돌봄과), 이윤빈 팀장(안성시보건소 통합돌봄팀), 통합돌봄 관련 주무관 등이 함께 자리해 발표 내용을 경청하고 의견을 나눴다. 이는 이번 심포지엄이 단지 교계 내부의 논의가 아니라, 실제 지역 행정과 연결된 정책적 가능성을 가진 논의였음을 보여준다. 교회와 지자체가 서로의 역할과 자원을 인정하고 연계할 때, 보다 촘촘한 지역 돌봄 체계를 구축할 수 있다는 기대가 현장 전반에 형성됐다.
이번 행사는 기독교한국침례회 총회 차원에서도 의미 있는 연속 과정의 일환으로 진행됐다. 미래교회목회와 돌봄목회 집중과정의 흐름 속에서 마련된 이날 심포지엄은 박진웅 목사(공보부장, 뉴라이프교회), 윤배근 목사(사회부장, 꿈이있는교회), 이길연 목사(군경부장, 새서울교회)가 총괄 준비했으며, 이들의 진행 아래 뜻깊게 이어졌다. 이처럼 총회 차원의 조직적 준비와 지역교회의 협력이 결합되면서, 통합돌봄 논의가 일회성 행사에 그치지 않고 실제적 모델 개발로 이어질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낳고 있다.
무엇보다 이번 심포지엄은 한국교회가 지역사회 안에서 어떤 방식으로 공공성을 회복할 수 있는가에 대한 하나의 구체적 답변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급속한 고령화와 1인 가구 증가, 고독사 문제, 의료·복지 연계 부족, 다문화 인구 증가 등 오늘의 지역사회가 안고 있는 복합적 문제는 특정 기관 하나만의 힘으로 해결되기 어렵다. 이러한 상황에서 이미 지역 곳곳에 자리하고 있는 교회시설을 공공적 관점에서 재해석하고, 행정과 협력해 지역 주민을 위한 돌봄 거점으로 재구성하자는 제안은 매우 현실적이면서도 확장성이 있는 대안으로 읽힌다.
또한 이날 논의는 교회가 단순히 예배 공간을 지역에 개방하는 수준을 넘어, 사람의 삶 전체를 품는 공동체적 돌봄의 중심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줬다. 신체적 돌봄과 정서적 지지, 영적 위로, 공동식사와 관계 회복, 다문화 수용과 사회적 안전망 형성까지 포괄하는 통합돌봄의 관점은 앞으로 한국교회의 지역사회 사역 방향에도 적지 않은 시사점을 던진다. 특히 안성과 같은 도농복합지역에서는 행정 시스템의 한계를 지역 공동체 자원으로 보완하는 방식이 더욱 절실한 만큼, 이날 제시된 ‘안성시형 통합돌봄센터’ 모델이 향후 다른 지역에도 하나의 참고 사례가 될 가능성도 점쳐진다.
한편 돌봄목회 제4차 강의는 오는 5월 새서울교회에서 ‘도시형 통합돌봄센터 모델 개발’을 주제로 이어질 예정이다. 이 자리에서는 보다 집중적인 컨설팅과 심화 토론이 진행될 계획이어서, 안성에서 시작된 종교시설 활용 통합돌봄 논의가 도시형 모델 개발로까지 확장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번 안성 심포지엄이 지역교회와 지방정부, 정책 연구기관이 함께 만든 협력의 출발점이었다면, 앞으로 이어질 후속 논의는 이를 보다 구체적이고 실행 가능한 모델로 정교화하는 과정이 될 것으로 보인다.
초고령사회와 돌봄 위기의 시대, 한국교회가 지역사회의 아픔과 필요 앞에서 어떤 역할을 감당할 수 있을지에 대한 물음은 점점 더 커지고 있다. 그런 점에서 이번 ‘안성시형 통합돌봄센터 모델 구축을 위한 종교시설 활용 심포지엄’은 교회의 공공적 책임과 지역사회 연대의 가능성을 함께 보여준 사례로 평가받는다. 교회가 지역사회 속에서 신뢰받는 돌봄 파트너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지, 또 안성시형 모델이 향후 어떤 결실을 맺게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