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부 개입이 교단의 영혼을 빼앗고 있습니다”
한 교단 사무총장이 말하는 선거 적폐의 현주소와 해법 … 선거 문화의 근본적 전환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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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단의 행정 실무를 최고 수준에서 담당하는 한 사무총장 S목사를 만났다. 최근 한국 개신교 교단들의 총회 임원 선거가 갈수록 심화되는 외부 개입의 문제에 대해, 그는 얼마나 심각하게 인식하고 있을까. 본 인터뷰는 그 고민의 윤곽을 드러낸다.
S목사를 만난 곳은 교단 사무실이었다. S목사의 책상 위에는 선거 관련 규정과 헌법이 놓여 있었다. 인사말을 나눈 후, 현재 교단 선거의 상황을 어떻게 보고 있는지 물었다.
S목사는 먼저 깊은 한숨을 쉬었다. “요즘 교계를 보면서 정말 답답한 마음이 들어요. 총회 임원 선거가 정치적 선출 절차로 변질되어 버렸거든요. 본래 이 선거는 교단의 미래를 이끌 영적 지도자를 세우는 공적 과정이어야 합니다. 그런데 현실은 어떻습니까?”
S목사의 목소리에는 절박함이 배어 있었다. 계속해서 그는 자신이 목격한 현실을 설명했다. “후보 진영들이 교단 외곽 단체나 유명 지도자들에게 공식적으로 혹은 비공식적으로 지원을 요청합니다. 이들 외부 인사들은 이것을 일종의 ‘정치적 투자’이자 ‘영향력 확보 수단’으로 봅니다. 결과적으로 ‘줄을 잘 댄’ 후보가 교단 내 실제 지지도와 무관하게 당선되는 상황이 벌어집니다.”
S목사는 이것이 단순한 부정행위를 넘어선다고 강조했다. “이것은 교단이 자신의 정관과 법칙을 스스로 무시하는 것과 같습니다. 외부 네트워크의 영향력이 교단 내부의 헌법과 규정보다 더 큰 결정 요소가 되어버렸다는 뜻이죠. 이게 얼마나 위험한 신호인지 아십니까?”
인터뷰를 이어가며, 외부 개입이 당선 이후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물었다. 사무총장의 대답은 단호했다.
“외부 지원에 의존해 당선된 지도자는 임기 중에도 그 채무 관계에서 벗어날 수 없습니다. 이것은 조직 운영의 구조적 결함을 드러냅니다. 교단 개혁이 필요한 순간에도 자신을 당선시킨 외부 세력의 이익과 충돌할 가능성을 고려해야 합니다. 교단 내 비리를 적발하고 개선해야 하는 상황에서도 정치적 줄타기를 피할 수 없게 되는 것입니다.”
S목사는 이러한 상황이 초래하는 결과를 명확히 했다. “총회 임원에게 필요한 것은 외연적 인맥이나 조직력이 아닌, 정직성과 자립적인 지도력입니다. 그런데 이런 조건에서 어떻게 그런 지도력을 기대할 수 있겠습니까? 교단의 자정 능력 자체가 손상되는 것입니다.”
S목사는 현재 교계에서 관찰되는 구체적인 사례들을 언급했다. 선거 이후 낙선자 진영의 저항이 거세지고, 선거 과정의 부정직함을 둘러싼 소송과 언론 논란이 이어진다는 것이었다. “당선인을 둘러싼 집단 내 갈등이 심화되는 것은 선거 결과의 정당성에 문제가 있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되면 교단 전체가 지도력의 정당성 싸움에 빠져들게 되고, 신앙 공동체로서의 기능을 잃게 됩니다.”
그렇다면 이러한 문제가 교단 전체에 미치는 영향은 무엇일까. 사무총장은 신뢰도 붕괴의 악순환을 설명했다.
“신자들이 선거 과정의 부정직함을 인식하게 되면, 당선인에 대한 신뢰가 흔들립니다. 당선인의 결정과 정책에 대해 ‘외부 세력의 압력으로 만든 것 아닌가’라는 의구심이 생깁니다. 이러한 의구심이 누적되면 교단 지도부 전체에 대한 신뢰도가 하락합니다.”
S목사의 목소리는 더욱 진지해졌다. “더욱 심각한 것은 이것이 ‘교단의 영적 권위’라는 종교 조직의 근간을 흔든다는 점입니다. 외부 개입으로 치러진 선거는 결과에 대한 정당성 시비를 일으키며, 선거 이후에도 교단 내 갈등과 분열을 증폭시킵니다. 신자들이 ‘이 교단이 정말 영적으로 올바른가’라는 근본적인 의문을 갖기 시작하는 것입니다.”
S목사는 종교 조직으로서 교단이 처한 딜레마를 강조했다. “총회 임원 선거는 단순한 정치적 선출 절차가 아니라 교단의 미래를 이끌 영적 지도자를 세우는 공적 과정입니다. 선거 결과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면, 그것은 단순한 지도자 교체 문제가 아니라 교단 자체의 영적 정당성에까지 영향을 미칩니다. 이렇게 되면 교단의 영적 권위와 신뢰는 회복하기 어려운 상태에 빠지게 됩니다.”
인터뷰의 후반으로 접어들면서, 이러한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야 하는지 물었다. S목사는 세 가지 차원의 해법을 제시했다.
먼저 헌법의 권위 회복이 필수라고 강조했다. “교단 내부의 법과 질서를 벗어난 외부 세력의 개입과 영향력 행사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합니다. 외부의 조직적 지원이나 줄대기 방식에 의존하는 것은 교단의 자주성과 독립성을 심각하게 약화시킵니다.”
S목사는 현실적인 개선책을 제시했다. “교단의 선거는 오직 총회 구성원과 대의원들의 자율적 판단에 의해 결정되어야 합니다. 현재 많은 교단이 규정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관습적으로 그것을 무시해 왔습니다. 헌법을 문서 이상의 것으로, 실제로 작동하는 규범으로 복원해야 합니다.”
둘째로 S목사는 감시 기능의 강화를 강조했다. “외부 세력의 개입과 영향력 행사를 차단하기 위해서는 적극적인 모니터링과 제재 시스템이 필요합니다. 비공식적 지원 네트워크의 존재 자체를 차단하고, 이를 위반하는 행위에 대한 명확한 처벌 규정이 마련되어야 합니다.”
셋째로 선거 문화의 근본적 전환을 꼽았다. “비공식적인 후원이나 영향력에 의존하기보다 신앙적 양심에 따라 표심을 얻는 선거 문화가 정착되어야 합니다. 누가 더 영적으로 합당한 지도자인가를 판단 기준으로 삼는 선거 문화의 정착이 필요합니다.”
S목사는 이러한 개선이 모두에게 책임이 있음을 명확히 했다. “후보자와 대의원 모두가 교단 헌법과 선거 관리 규정을 엄격히 준수해야 합니다. 외부 세력뿐만 아니라 내부의 모든 구성원이 이 문제의 책임자라는 인식이 필요합니다.”
인터뷰의 마지막 부분에서 이 문제의 본질이 무엇인지, 그리고 왜 이토록 심각하게 생각하는지에 대해 “결국 이것은 교단이 ‘누구인가’라는 정체성의 문제입니다. 종교 조직으로서의 교단은 신앙과 영적 권위에 기반합니다. 그런데 지도자를 선출하는 과정에서 외부 정치적 영향력이 개입된다면, 교단은 더 이상 영적 공동체가 아닌 정치 조직이 되어버립니다.”
이어 S목사는 “신자들의 신뢰는 흔들리고, 교단의 존재 의의는 의문의 대상이 됩니다. 영적 권위와 신뢰를 회복하는 것은 단순한 슬로건이 아닙니다. 교단이 자신의 정체성을 되찾는 과정 자체를 의미합니다.”
마지막으로 현재 교단들이 이 문제에 대해 어떤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지 물었다. S목사는 조심스럽지만 희망적인 톤으로 답했다. “다행히 교계에서 감시 기능의 강화, 부정행위에 대한 제재 규정의 정비, 그리고 무엇보다 선거 문화 자체의 근본적 개선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교단의 영적 권위와 신뢰를 회복하려면, 더 이상 외부 영향력에 눈감아서는 안 된다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인터뷰를 마치며 사무총장이 던진 화두는 명확했다. 교단 임원 선거를 둘러싼 외부 개입의 문제는 단순한 선거 부정의 차원을 넘어, 신앙 공동체의 존립 기반을 뿌리째 흔드는 엄중한 경고다. 헌법의 엄격한 준수와 감시 시스템 강화, 그리고 신앙적 양심에 기반한 선거 문화라는 해법의 방향은 분명하게 제시되었다.
이제 남은 것은 교계 구성원 모두가 외부의 정치적 셈법을 끊어내고 자정 능력을 스스로 입증하는 일이다. 교단이 세속적인 정치 조직으로 전락할 것인가, 아니면 본래의 영적 정당성과 권위를 되찾을 것인가. 한국 교계는 지금 그 결정적인 갈림길 위에 서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