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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정책의 공공성 담론, 기독언론이 주도하다
기독언론협회, “예산 배분 논쟁 넘어 제도 개선에 초점”... 종무실 역할 재정립 촉구

최고관리자 기자
작성일 2026-08-31 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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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기독언론협회(회장 노곤채 목사)가 8월 20일 한국프레스센터 19층 목련실에서 ‘제1회 종교정책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이번 행사는 종교 관련 국가유산 보조금과 현행 종교지원정책의 문제점을 심층 분석하고, 제도 개선 방안을 모색하는 자리였다.

첫 번째 발제자로 나선 김재성 바른기독교바른정치연구소장은 ‘종교 관련 국가유산 보조금 지원에 대한 이해와 대응’을 주제로 현황 분석과 개선 방향을 제시했다. 김 소장은 2026년 문화체육관광부 종무실 관련 예산이 1,043억 6천만 원 규모이며, 불교 관련 예산 비중이 80%를 넘는다는 기존 분석에 대해 단순 비교만으로는 현행 정책의 구조를 제대로 이해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전통사찰 지원에는 ‘전통사찰의 보존 및 지원에 관한 법률’과 국가유산 관련 법률 등 제도적 근거가 존재하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김 소장은 헌법 제9조가 전통문화의 계승·발전을 국가의 책무로 규정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종교시설에 대한 지원이 포교 활동 자체가 아니라 문화유산 보존을 목적으로 한다면 단순히 정교분리 원칙 위반으로 단정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또한 종교지원 문제를 종무실이라는 단일 행정조직의 문제로만 접근해서는 안 되며, 국가유산청과 다른 정부 부처, 지방자치단체에서도 종교 관련 사업을 수행하고 있다는 점을 언급했다. 김 소장은 “행정기관 하나의 문제가 아니라 행정·입법·사법과 지방자치단체까지 함께 봐야 한다”며 종교정책의 법적·제도적 구조 전체를 살펴야 한다고 강조했다.

두 번째 발제자인 장헌일 한국공공정책개발연구원 원장은 ‘한국 종교지원정책에 대한 문제점 및 정책 대안’을 주제로 예산 배분뿐 아니라 실제 집행 과정에 주목했다. 장 원장은 종교문화시설 관련 사업 가운데 상당수가 실제 집행 과정에서 행정 절차 지연, 설계 지연, 사업 포기 등의 문제를 겪었다고 지적하면서, 2024년 18개 사업 가운데 13개 사업의 실집행률이 0%였다는 점을 특히 강조했다. 과거 사업의 집행 실적과 관계없이 후속 예산이 다시 편성되는 구조도 점검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다.

장 원장은 종교지원정책을 평가할 때 “누가 더 많이 받았느냐”만 볼 것이 아니라 편성된 국민의 세금이 실제 목적에 맞게 집행됐는지, 이월과 정산 및 감사가 제대로 이뤄졌는지를 함께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기존의 종교별 지원액 비교 논쟁에서 한 걸음 나아가 국민 세금의 투명성과 책임성 측면에서 종교지원정책을 재검토해야 한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장 원장은 종무실의 역할 재정립을 제안했다. “종무실은 필요하다”며 “예산을 나눠주는 기능보다는 종교 간 조정 기능을 담당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말한 것이다. 종교문화시설 건립처럼 대규모 재정이 투입되는 사업은 종교별 지원 논리보다는 문화유산·복지 등 해당 분야의 일반적인 공공정책 기준에 따라 심사하고, 종무실은 종교 간 소통과 협력, 갈등 조정과 정책 협의에 보다 집중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장 원장은 또 종교단체 역시 일반 민간 보조 사업자와 마찬가지로 정산과 감사에서 동일한 책임성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며 ‘보조금 관리에 관한 법률’의 개선 방안을 검토해 제안하겠다고 밝혔다.

토론에 나선 정찬수 목사(한국교회총연합 법인사무총장)는 한교총이 역사학자들과 함께 100년 이상 된 교회의 자료를 조사·수집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 목사는 “기독교 인구가 많다는 것만으로는 아무 소용이 없다”며 “역사적 가치가 제도적으로 인정될 수 있는 근거가 있어야 정부도 지원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국고를 지원받는 것도 중요하지만 어떻게 사용되는지를 살펴보는 것은 더 중요하다”며 종교를 불문하고 국가보조금에 동일한 투명성과 책임성의 기준을 적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재성 소장과 장헌일 원장은 한국 교회의 정책적 자기 점검도 필요하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김 소장은 “왜 불교는 많이 지원받는데 기독교는 그렇지 못한가라는 문제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며 한국 교회가 교육·의료·인권·독립운동 등 대한민국 근현대사에서 남긴 역사적 자산을 제대로 목록화하고 국가유산 제도 안으로 편입시키지 못한 이유를 살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 원장은 법률가와 행정학자, 회계·예산 전문가, 문화사 연구자 등이 참여하는 상설 정책 싱크탱크의 필요성을 제기했으며, 근현대 문화유산 문제도 개신교만의 이해관계로 접근하기보다 천주교를 비롯한 다른 종교와 함께 대한민국의 공공적 문화유산이라는 관점에서 논의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노곤채 회장은 인사말에서 “어느 한 종교의 이해관계를 주장하는 데 머물러서는 안 된다”며 “국가의 종교정책과 예산이 어떤 원칙과 기준으로 수립되고 집행되고 있는지 객관적으로 살펴보고, 종교 간 형평성과 투명성, 공정성이 제대로 지켜지고 있는지를 냉정하게 점검해야 한다”고 밝혔다.

축사에 나선 정찬수 목사는 종교정책의 범위를 저출생과 초고령 사회, 다음 세대, 종립 학교, 종교 법인, 돌봄과 복지, 기독교 문화유산 등으로 확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목사는 “정책은 현장을 알아야 하고 현장의 목소리는 정책으로 연결돼야 한다”며 “그 사이에서 사실을 확인하고 문제를 제기하며 대안을 공론화하는 것이 언론의 중요한 역할”이라고 말했다.

홍호수 목사(케일럽포럼 대표)는 기독언론의 역할을 강조했다. 그는 “오늘날 이 시대는 기독언론의 ‘볼륨’을 높여야 하는 시대”라며 “성경과 하나님의 말씀 안에서 대한민국 국민을 깨우고 교회에 바른 비전을 제시하는 목소리를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디모데전서 6장 12절의 ‘선한 싸움’을 언급하며 “기독언론은 이 선한 싸움을 많이 해주셔야 한다”고 당부했다.

정성진 한국기독언론협회 지도목사는 격려사에서 종교와 국가의 관계를 단순한 예산 배분의 문제로 바라봐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정 목사는 “국가의 지원은 어떤 공공적 가치와 원칙 위에서 이루어져야 하는지, 종교는 국가와 어떤 건강한 관계를 맺어야 하는지를 함께 물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기독교의 소중한 역사와 문화유산을 발굴하고 보존하는 일은 한국 교회만을 위한 일이 아니라 대한민국의 근현대사를 온전히 기록하고 다음 세대에 전하는 공적 책임”이라며 기독교 근현대 문화유산 보존의 의미를 강조했다.

문화체육관광부 김도형 종무실장은 서면 축사를 통해 “학계, 언론계, 종교계가 한자리에 모여 종무행정의 현주소를 진단하고 건설적인 대안을 모색하는 이번 공론의 장은 보다 발전적인 종교정책을 수립하는 데 귀중한 나침반이 될 것”이라며 “심포지엄에서 제시되는 제언과 건설적인 의견을 경청해 더욱 공정하고 신뢰받는 종무행정을 펼쳐 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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